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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여정기

회계팀 입사 5년차

by 잘가세염 2014. 4. 15.

취업 여정기...참으로 오랜만에 해당 카테고리에 글을 쓰게 되는 것 같다. 이래저래 인기 없는 블로그지만 간간히 유입 키워드를 보곤 한다. 취업시즌이라서 그런가? 회계팀 면접 이라는 키워드가 보였다. 회계팀 면접이라...취업 준비를 하는 사람들은 면접때 어떻게 자신을 어필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뭐 누구나 알다시피 면접 이라는게 답이 없는 것이다. 자신이 해당 직군에 정말로 잘 어울린다고 어필해도 떨어질 수가 있는 것이고 어필을 못한다 할 지언정 합격 할 수도 있는 것이 면접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사람을 뽑는 일에 답이 있으리?

 

다만 생각해 보건데 회계팀에서 일하지 않은 취업 준비생들이 어떻게 해당 직군과 연관지어 면접을 준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분명히 있으리라 생각된다. 명확한 '답' 은 없지만 그래도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개인적인 생각을 말해보고자 한다.

 

참고로 개인적인 견해이지만 내가 취업 준비를 할때 회계팀에서 필요로 할 것이라는 '역량' 과 지금에서 생각하는

역량' 은 다르다.

 

말히기에 앞서 나는 무슨 일을 했을까?

 

1년 차

 

고정자산 및 지방세를 했었다. 고정자산은 말 그대로 고정자산 관리를 하는 것 (취득, 폐기에 대한 회계처리) 이고 지방세는 주로 취득세랑 재산세 등을 다루었다. 뭐 재산세나 취득세 대부분이 건물, 구축물 등과 연관 되기에 고정자산과 연관지어 이러한 업무를 시켜주었다. 그리고 입사 시점에 세무조사가 나오는 바람에....두어달 노가다 (복사, 복사, 복사, 짐 옮기기) 를 줄기차게 하였다. 여하튼...고정자산 이라는 매우 일상적인 업무이기 떄문에 큰 문제는 없었다. 회계처리라고 한들 ERP 에서는 자동으로 전표가 기표되길 마련이고...지방세는 간간히 애매한 것들 떄문에 책음 좀 보게 되었다.

 

2년 차

 

회사마다 결산 업무는 다르기 마련이다. 다만 우리쪽은 원가 결산이 가장 중요했는데...이유인즉 오류 때문이다. 대부분의 회사가 ERP 를 쓰고 있겠지만 특히 sap..그것도 standard 가 아닌 CBO (개발) 에선 오류가 나게 되면 답이 나오질 않는다.

이 당시에은 우리가 학교 때 배운 원가 (배부, 원가계산, 관리회계 등등) 를 써 먹은 적은 없다. 오로지 시스템과의 시름앓이.

특히 재고평가 방법을 바꾸는 일이 있었는데...그때는 두달 동안 죽음이었다. 오로지 엑셀과 시스템만 바라 보면 시름했기 때문이었다.

 

 3년 차

 

우리회사 회계팀에서는 기획팀이 있어도 별도의 결산 분석을 하였다. 이 시기에는 암흑기....그냥 논거 같다. 뭐 놀았다기 보다는 회계랑 전혀 상관없는 일을 하며 시름시름 앓고 있었던 암흑기라고 할까...

 

4년 차

 

부가세 몇달 하고 원천세 몇달 하였다. 대부분 신고 업무여서 그다지 바쁘지도 않았고 큰 이슈는 없었다. 다만 부가세 관련하여 구리스크랩 매입자 납부제도의 도입...1년 잘 놀다가 연말되어 발등에 불이 떨어지는 일이었다. 가산세 등으로 인해 상당히 리스크한 작업 이었는데...나름 국세청 '사전 답변' 신청도 하고 현업과 협의도 꽤나 한 일이었다.

 

5년 차

 

올해부터 법인세란다...아는것도 없는데...일단 1분기 이연법인세 전표 때문에 약식 세무조정을 하기는 했는데...반기 때 부터 잘 될지 걱정이 태산이다. 더불어 법인세 검토는....답이 없는거 같다. (아는게 없어서)

 

짧은 기간 동안 이것저것 찔끔찔끔 한거 같다. 회사의 특성상 매년마다 업무가 바뀌다 보니 이런 길을 걸었던 것이 아닐까? 연결회계, 다른 기타 재무회계는 거의 다루지 않았다. 재미난 사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인세를 한다는 것. (정확히 말하자면 올해부터 해야 한다는 것)

 

사실 이렇게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것저것 하게 되는 건 기본적으로 모든 자료는 엑셀로 다 있기 때문이다. 처음 하는 일 이라고 할 지언정 엑셀로 기존에 만들어 놓은 자료가 있기에 그것을 열심히 따라가다 보면 '몰라도' '할 수는 있다' 는 것이다.

 

이것은 누구나 가능한 일이다. 회계팀 이라고 해서 꼼꼼하게 수리에 능한 것이 장점이라 나 역시 생각을 하였지만...솔직히 지금은 펜으로 숫자를 기표하고 계산기 두들기며 대차를 확인하는 시대는 아니지 않은가? 어느정도 실수를 한다고 해도 엑셀등의 프로그램이 있기에 크게 틀릴 일은 없는 것이다.

 

또한 꼼꼼하다면 엑셀등의 로직을 더 따라갈 수는 있겠지만 이 역시 누구나 보다보면은 다 할 수 있다는 것.

 

나 역시 계산을 못해서, 엑셀을 못 따라가서 고민을 한 적은 없었다. 물론 너무 복잡해서 멍 때리긴 했지만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위에서 몰라도 할 수는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회계 처리는?

 

사실 회계 기본지식이 있으면 더 알 수 있는 것은 맞지만 솔직히 정말로 이슈가 되고 애매한 것들은 회계사들에게 물어보기 마련이다. 중급회계를 달달 외운다고 한들 실무상 발생한 이슈에 대해서느 책을 보고 하는 것이 아닌 질의를 통해 답을 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이 역시 '많이' 알고 있다면 '더 빠르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는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지식이 떨어진다고 해서 못 따라가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다.

 

그럼, 무엇이 중요한 걸까?

 

앞서 이야기 했지만 이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이다. 나는 '읽고 쓰고 요약' 하는 능력이라 생각한다. 회계라고 하면 숫자를 생각하길 마련인데 읽고 쓰고 요약 이라는 것은 너무나도 인문학 적인 말이 아닐까?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아래와 같다. 실제 실무상 이슈가 발생한다는 것은 어떠한 '사건' 이 발생한 경우이다. 이럴 떄는 현업과 조율을 통해 사실 관계를 파악하기 마련인데 이것이 제대로 정리가 되질 않으면 정확하게 '사건' 을 파악할 수가 없다. '사건' 을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은 '회계처리' 를 할 수가 없다는 것과 동일한 의미가 된다.

 

또한 회계기준이 되었건 세법이 되었건 (특히 세법) 많은 법령, 기준, 질의회신, 예규 등을 찾아봄에 있어서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떨어지게 되면 엉뚱한 결과를 도출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특히 세법 관련 예규의 경우 사건 관계를 파악하는 것 조차 힘들 경우가 많다. (요즘들어 내가 난독증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

 

결국 정리하자면

 

'사건' 의 발생 -> '취합' -> '핵심 내용 정리' -> '회계처리' (회계사 질의 혹은 관련 예규등을 찾아서)  -> 최종 보고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말 그대로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으면 접근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과정에서 협업과 조율 이라는 업무를 거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자신이 모든 것을 소심하게 접근한다면 일이 성립되기가 힘들다.

 

( 나 역시 소심하다 보니 현업에 잘 묻질 않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이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즉 내가 생각하는 회계팀의 필요 역량은 '읽고 이해하고 정리하는 능력' 과 '현업과 잘 이야기 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

 

회계지식은 언제라도 배우면 되고, (몰라도 남들이 한거 따라가도 되고) 숫자는 엑셀 잘 다루며 된다. ( 이 역시 하다보면 배우게 되는 것)

 

하지만 위에 언급한 내가 생각하는 필요 역량은 단기간에 얻어지는 것이 아니리라 생각한다.

 

오늘도 어김없이 두서없는 글이 되었지만...한번쯤 이렇게 생각해 보는 것도 나름 괜찮은 접근 방법이 아닐까 생각이 된다.

 

(물론 계속 이야기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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